단언컨대 맞춤법은 왜 ‘대’로 끝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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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맞춤법은 왜 ‘대’로 끝날까요?

얼마 전 학생이 글을 쓰다가 ‘단언컨데’와 ‘단언컨대’ 중 어느 쪽이 맞느냐고 물었습니다. 입으로 말할 때는 두 표기가 비슷하게 들리니 헷갈릴 만합니다. 저는 곧바로 답을 외우라고 하지 않고, 먼저 이 말을 길게 늘여 보자고 했습니다. ‘단언하건대’라고 쓰자 학생도 끝 글자가 왜 ‘대’인지 금세 알아챘습니다.

‘단언컨대’는 어디에서 왔을까요?

‘단언’은 한자로 斷言이라고 씁니다. 斷은 끊는다는 뜻이고 言은 말이라는 뜻이지요. 말을 딱 잘라 한다는 데서 ‘주저하지 않고 분명하게 말하다’라는 뜻이 나왔습니다. 여기에 동사 ‘하다’가 붙은 말이 ‘단언하다’입니다. 실제 문장에서는 ‘단언한다’, ‘단언했다’처럼 모습을 바꾸어 쓰기도 합니다.

‘단언컨대’도 그 가운데 한 형태입니다. ‘단언하다’의 어간 ‘단언하-’에 연결 어미 ‘-건대’가 붙으면 ‘단언하건대’가 됩니다. ‘제가 단언하건대, 이 방법은 시간이 더 걸립니다’라고 말할 때처럼, 뒤에 이어질 판단을 앞에서 미리 밝히는 표현이지요. 국립국어원도 ‘단언컨대’를 ‘단언하건대’가 줄어든 활용형으로 설명합니다.

이 점을 알면 사전에서 ‘단언컨대’가 독립된 표제어로 보이지 않을 때도 당황하지 않게 됩니다. 한 단어의 활용형을 모두 별도의 표제어로 싣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사전에 없어서 틀린 말이라고 판단하기보다, 원래 동사가 무엇이고 어떤 어미가 붙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왜 ‘단언건대’가 아니라 ‘단언컨대’일까요?

길게 쓴 ‘단언하건대’가 짧아질 때는 ‘하’의 모음 ‘ㅏ’가 빠집니다. 남은 ‘ㅎ’이 뒤의 ‘ㄱ’과 어울리면 거센소리 ‘ㅋ’이 됩니다. 그래서 ‘단언하건대 → 단언컨대’가 되는 것이지요. 한글 맞춤법 제40항은 이런 경우 거센소리가 된 대로 적도록 합니다. ‘하’가 어디까지 줄어드는지 보면 ‘ㅋ’이 갑자기 생긴 글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보입니다.

다만 ‘하다’가 들어간 표현이 언제나 ‘컨대’로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생각하건대’는 ‘생각건대’로 줄어듭니다. ‘생각’의 끝 받침 소리가 [ㄱ]이어서, 이 경우에는 ‘하’가 통째로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국립국어원은 ‘하’ 앞의 받침 소리가 [ㄱ], [ㄷ], [ㅂ]이면 ‘하’가 통째로 줄고, 그 밖에는 ‘ㅎ’이 남아 뒤의 소리와 어울린다고 설명합니다.

두 말을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또렷합니다. ‘단언하건대’에서는 ‘언’ 뒤의 ‘ㅎ’이 남아 ‘컨대’가 되고, ‘생각하건대’에서는 ‘각’ 뒤의 ‘하’가 사라져 ‘건대’가 됩니다. ‘단언컨대’와 ‘생각건대’를 끝 모양만 보고 같은 방식으로 외우면 오히려 뒤섞이기 쉽습니다. 앞말의 끝소리까지 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단언컨데’는 왜 맞지 않을까요?

‘단언컨데’라고 적는 까닭은 대개 귀에 들리는 소리 때문입니다. 그런데 맞춤법을 가르는 단서는 발음의 인상보다 원래 형태에 있습니다. 출발점이 ‘단언하건대’이므로 줄인 뒤에도 끝은 ‘대’입니다. 이 표현에 붙은 어미는 ‘-건대’이지 ‘-건데’가 아닙니다. 따라서 ‘단언컨데’는 이 뜻을 나타내는 표기로 적절하지 않습니다.

일상에서 자주 쓰는 ‘그런데’, ‘하는데’의 ‘데’를 떠올리면 더 헷갈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단언컨대, 그는 약속을 지킬 겁니다’의 앞부분은 뒤에 할 말을 예고합니다. ‘그는 약속을 지키는데 나는 못 지켰습니다’의 ‘-는데’는 앞뒤 내용을 이어 주면서 상황이나 대비를 나타내지요. 비슷한 자리에 보인다고 같은 어미로 취급할 수는 없습니다.

‘할 건데’와도 구별해야 합니다. ‘내일 발표할 건데 자료가 더 필요해요’의 ‘건데’는 ‘것인데’가 줄어든 표현입니다. 여기서는 ‘건데’를 앞말과 띄어 씁니다. 반면 ‘단언컨대’는 ‘단언하건대’가 줄어든 활용형이어서 한 덩어리로 적습니다. 두 표현을 각각 원래 모습으로 되돌려 보면 ‘대’와 ‘데’가 갈리는 까닭이 분명해집니다.

문장에 넣으면 어떻게 쓰일까요?

‘단언컨대, 이 기록만으로 원인을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렇게 쓰면 말하는 사람이 뒤의 판단을 분명하게 내놓는 느낌이 납니다. ‘제가 단언컨대 이번 결정은 오래 영향을 미칠 겁니다’처럼 주어를 밝혀도 자연스럽습니다. 문장 맨 앞에 놓이는 일이 많지만, 핵심은 위치가 아니라 뒤에 이어질 내용을 자신 있게 말한다는 뜻입니다.

표기가 맞더라도 쓰임은 한 번 더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근거가 부족한데 ‘단언컨대 반드시 성공합니다’라고 쓰면 말의 무게가 지나치게 커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충분한 자료를 검토한 뒤 ‘단언컨대 이 수치는 계산 오류가 아닙니다’라고 말한다면, 강한 표현을 택한 이유가 문장에 담깁니다. 맞춤법과 어휘 선택은 이렇게 서로 맞닿아 있습니다.

학생에게 남긴 말도 ‘컨대’ 두 글자를 외우라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단언하다’에서 출발해 ‘단언하건대’를 거쳐 보라는 것이었지요. 말이 줄어든 길을 따라가면 ‘단언컨대’의 ‘ㅋ’도, 끝의 ‘대’도 제자리를 찾습니다. 우리말 표기는 종종 그렇게 말의 내력을 들여다볼 때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단언컨대 맞춤법은 왜 ‘대’로 끝날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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