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 설레임 맞춤법은 왜 설렘이 맞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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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 설레임 맞춤법은 왜 설렘이 맞을까요?

얼마 전 학생이 쓴 글에서 ‘여행 전날의 설레임 때문에 잠이 오지 않았다’는 문장을 봤습니다. 마음은 잘 전해졌지만, 표준 표기로는 ‘설렘’이 맞습니다. 학생에게 글자를 하나 지우라고만 하면 다음 글에서 또 망설이겠지요. 그래서 저는 먼저 ‘설레임’의 ‘이’가 어디서 왔는지 함께 따져 봤습니다.

‘설렘’은 ‘설레다’에서 나옵니다

기본형은 ‘설레다’입니다. 마음이 들떠서 두근거린다는 뜻이지요. ‘설레다’에서 ‘-다’를 떼면 어간 ‘설레-’가 남습니다. 여기에 명사를 만드는 ‘-ㅁ’이 붙으면 ‘설렘’이 됩니다. ‘설레-’ 뒤에 새로 넣을 ‘이’가 없으니 ‘설레임’으로 적을 이유도 없습니다.

문장에 넣으면 차이가 또렷합니다. ‘새 학기를 앞둔 설렘’, ‘오랜 친구를 만날 생각에 설렘을 느꼈다’처럼 씁니다. 국립국어원도 두 표기 가운데 ‘설렘’을 표준어로 안내합니다. 우리말샘에는 ‘설렘’이 들떠서 두근거리는 느낌을 뜻하는 명사로 올라 있습니다.

수업에서는 칠판에 ‘설레다 → 설레- → 설렘’을 적어 둡니다. 학생들은 처음에 ‘이’가 빠진 게 어색하다고 합니다. 그럴 때 ‘어느 글자를 뺐지?’라고 묻기보다 기본형에 그 글자가 있는지 보게 합니다. ‘설레다’에는 처음부터 ‘이’가 없습니다. 이 과정을 한 번 확인하면 낯선 표기처럼 보이던 ‘설렘’도 훨씬 자연스러워집니다.

‘설레임’의 ‘이’는 어디서 왔을까요?

‘설레임’을 쓰는 사람의 마음도 이해됩니다. ‘설레이다’라고 말하거나 적는 모습을 자주 접하면, 거기에서 나온 명사도 ‘설레임’일 것 같거든요. ‘설레이는 마음’, ‘가슴이 설레여’ 같은 표현까지 이어집니다. 하지만 남한의 현행 표준어에서는 ‘설레이다’가 아니라 ‘설레다’를 기본형으로 삼습니다. ‘설레임’은 비표준형 ‘설레이다’를 바탕으로 한 표기인 셈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조심할 점이 있습니다. ‘설레임’이 널리 쓰인다고 해서 쓰는 사람의 감정이나 문장 전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말은 사람들이 쓰면서 변하고, 비표준형도 실제 사용을 보여 주는 자료가 됩니다. 다만 학교 글쓰기나 공적인 문서처럼 표준 표기를 따라야 하는 자리에서는 ‘설렘’을 고르면 됩니다.

또 ‘설레임’을 우리말샘에서 찾을 수 있다는 이유로 두 표기가 모두 표준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사전에 실려 있다는 사실과 표준어로 인정된다는 사실은 같지 않습니다. 국립국어원은 ‘설레임’이 우리말샘에 올라 있지만 표준어는 아니라고 구분해 설명합니다. 사전을 볼 때는 표제어의 존재만 보지 말고 그 말에 붙은 설명까지 읽어야 하는 까닭입니다.

문장에서는 어떤 형태로 쓰일까요?

명사 ‘설렘’만 기억하면 실제 문장에서 다시 막힐 수 있습니다. 동사 ‘설레다’가 문장 안에서 어떻게 바뀌는지도 함께 보면 좋습니다. ‘내일 소풍을 간다니 마음이 설렌다’, ‘첫 공연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가 자연스러운 문장입니다. ‘설레이는 마음’이라고 쓰기 전에 기본형 ‘설레다’를 떠올리면 불필요한 ‘이’를 피할 수 있습니다.

‘마음이 설레여 잠이 오지 않았다’도 자주 보입니다. 이때는 ‘마음이 설레어 잠이 오지 않았다’ 또는 줄인 형태인 ‘마음이 설레 잠이 오지 않았다’로 적습니다. 국립국어원은 ‘설레-’에 ‘-어’가 붙은 ‘설레어’와 그 준말 ‘설레’를 바른 형태로 안내합니다. ‘설레여’ 역시 ‘설레이다’를 기본형처럼 생각할 때 따라 나오기 쉬운 표기입니다.

‘설렙니다’도 처음 보면 낯설 수 있습니다. ‘저도 무척 설렙니다’가 맞고, ‘설렘니다’라고 쓰지 않습니다. 앞의 ‘설렘’은 명사이고, ‘설렙니다’는 동사 ‘설레다’를 활용한 말입니다. 두 형태를 같은 자리에서 비교하기보다 문장에서 맡은 역할을 보면 헷갈림이 줄어듭니다.

헷갈릴 때는 기본형으로 돌아가세요

맞춤법을 확인할 때 저는 학생들에게 먼저 문장에서 쓰고 싶은 말의 기본형을 찾아보라고 합니다. ‘기다림’은 ‘기다리다’에서, ‘설렘’은 ‘설레다’에서 출발합니다. 글자를 눈에 익히는 일도 필요하지만, 형태가 만들어진 길을 알면 새로운 문장에서도 스스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설레임’이 더 익숙하게 느껴질 수는 있습니다. 노래 제목이나 상품 이름처럼 이미 정해진 이름에서는 그 표기를 그대로 마주치기도 하지요. 그렇다고 일반 문장의 표준 표기까지 바뀐 것은 아닙니다. 국립국어원의 현재 안내에서도 표준어는 ‘설레다’와 ‘설렘’입니다.

학생의 문장은 ‘여행 전날의 설렘 때문에 잠이 오지 않았다’로 고쳤습니다. 한 글자가 달라졌을 뿐인데, 그 글자를 고른 이유까지 알게 되면 다음에는 지우개를 찾을 일이 적어집니다. 설레는 마음은 그대로 두고, 그 마음을 적는 말의 출발점만 기억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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