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 사자성어는 왜 산과 도끼를 떠올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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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 사자성어는 왜 산과 도끼를 떠올릴까요?

얼마 전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노력하면 성공한다’는 말을 사자성어로 바꿔 보라고 했습니다. 우공이산, 마부작침, 형설지공이 차례로 나왔지요. 모두 노력과 관계있는 말이지만, 같은 자리에 넣으면 어색할 때가 있습니다. 산을 옮기는 노력과 밤에 책을 읽는 노력은 모습부터 다르니까요. 저는 뜻을 외우기 전에 그 장면을 먼저 떠올리게 합니다.

우공이산은 왜 어리석은 사람의 이름을 쓸까요?

우공이산(愚公移山)을 글자대로 읽으면 ‘우공이 산을 옮긴다’입니다. 우공의 ‘우(愚)’는 어리석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야기 속에서 우공을 어리석게 보는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집 앞의 산 때문에 오가는 길이 불편하자 우공이 산을 파기 시작했고, 지수라는 노인은 그 일이 불가능하다며 비웃었습니다.

《열자》의 「탕문」에 실린 이 이야기에서 우공은 자신이 죽어도 자손이 일을 이어 갈 수 있지만 산은 더 커지지 않는다고 답합니다. 결국 하늘이 그의 뜻에 감동해 산을 옮겨 줍니다. 홍콩 교육국의 고전 읽기 자료에서도 이 이야기를 우화로 다룹니다. 실제 공사 기록처럼 읽기보다, 한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끈기를 보여 주는 이야기로 읽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래서 우공이산은 목표가 크고 시간이 오래 걸릴 때 잘 어울립니다. ‘오래된 마을 도서관을 다시 세우려는 주민들의 노력이 우공이산을 떠올리게 한다’처럼 쓸 수 있겠지요. 시험 전날 밤 문제집을 한 권 푼 일을 두고 우공이산이라 하면 산이라는 비유가 너무 커집니다.

마부작침의 도끼는 어떻게 바늘이 될까요?

마부작침(磨斧作針)은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입니다. ‘부(斧)’가 도끼이고 ‘침(針)’이 바늘입니다. 커다란 도끼와 가느다란 바늘 사이의 거리가 이 말의 힘이지요. 중국 시인 이백이 공부를 그만두고 돌아가려다가 쇠붙이를 갈아 바늘을 만들겠다는 노파를 보고 마음을 고쳐먹었다는 이야기가 함께 전해집니다.

여기서 표기 하나를 짚어 둘 만합니다. 우리말에서 흔히 쓰는 마부작침의 한자는 磨斧作針으로, ‘도끼 부’를 씁니다. 이백 이야기를 전하는 중국어 자료에는 쇠공이를 뜻하는 ‘저(杵)’를 넣은 磨杵作針도 보입니다. 대만 교육부의 성어전은 이 쇠공이 이야기를 싣고 있습니다. 장면과 표현에 차이가 있으므로 ‘원래 이야기에도 반드시 도끼가 나온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마부작침은 눈앞의 일이 너무 커 보여 포기하고 싶을 때 쓰기 좋습니다. 이를테면 글씨를 고치려고 매일 한 문단씩 다시 쓰는 학생에게 어울립니다. 다만 이 말을 ‘오래 버티기만 하면 무조건 이룬다’는 약속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도끼를 가는 동안 어디가 달라지는지 살피는 일도 노력의 일부입니다.

형설지공은 왜 두 사람의 공부를 함께 부를까요?

형설지공(螢雪之功)의 ‘형(螢)’은 반딧불이, ‘설(雪)’은 눈입니다. 반딧불과 눈이 한 사람의 책상 위에 함께 놓인 장면은 아닙니다. 차윤이 반딧불의 빛을 모아 책을 읽고, 손강이 눈에 비친 빛을 빌려 공부했다는 두 이야기가 합쳐진 말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도 이 성어를 어려운 형편에서 부지런히 공부해 쌓은 공으로 풀이합니다.

수업에서 이 말을 설명하면 ‘반딧불로 정말 글씨가 보였을까요?’라는 질문이 나옵니다. 그 질문도 좋습니다. 다만 성어가 전하려는 것은 조명 밝기의 수치가 아니라, 공부할 여건이 부족해도 배움을 놓지 않았다는 태도입니다. 형설지공은 운동 훈련이나 사업 준비보다는 오랜 공부 끝에 이룬 성취를 말할 때 더 정확합니다. ‘야간 근무를 하면서도 학업을 이어 간 그의 형설지공이 졸업으로 이어졌다’처럼요.

절차탁마에는 왜 함께 배우는 뜻도 있을까요?

절차탁마(切磋琢磨)는 자르고, 갈고, 쪼고, 닦는 동작을 잇달아 놓은 말입니다. 《시경》 「기오」의 구절에서 비롯되었고, 대만 교육부의 성어전은 재료를 다듬는 모습을 인품과 학문을 닦는 일에 빗댄 표현으로 설명합니다. 완성된 물건도 손을 거쳐야 빛나듯, 사람의 생각과 솜씨도 손질을 거듭하며 깊어진다는 뜻입니다.

이 말은 혼자 애쓴다는 뜻으로도 쓰지만,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실력을 높인다는 느낌도 강합니다. 친구의 글을 읽고 어색한 대목을 짚어 주거나, 동료 교사끼리 수업안을 고쳐 나가는 일이 그렇습니다. ‘두 사람은 원고를 바꿔 읽으며 절차탁마했다’고 하면 단순히 오래 작업했다는 말보다 과정이 또렷해집니다.

네 표현을 고를 때는 노력의 장면을 떠올려 보면 됩니다. 오래 이어 갈 큰일에는 우공이산, 포기하고 싶은 어려운 일에는 마부작침, 어려운 여건 속 공부에는 형설지공, 서로 배우며 다듬는 과정에는 절차탁마가 어울립니다. 학생들이 한자를 잊어도 산을 파는 노인과 쇠붙이를 가는 노파는 오래 기억하더군요. 말의 뜻은 때로 그 장면을 따라 다시 돌아옵니다.

노력 사자성어는 왜 산과 도끼를 떠올릴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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