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 이전은 언제, 어디로 가는 걸까요?

며칠 전 수업을 마치고 한 학생이 물었습니다. “국립국어원이 세종으로 간다는데, 이제 우리말을 물어볼 곳도 바뀌나요?” 2026년 10월 13일 정부 발표를 보고 생긴 궁금증이었습니다. 청사가 옮겨 간다는 소식과 국어 상담 방법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는 구별해서 읽어야 합니다.
국립국어원 이전은 왜 다시 화제가 됐을까요?
행정안전부는 2026년 10월 13일 수도권에 있는 중앙행정기관 등 44개 기관을 세종으로 단계적으로 옮기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국립국어원도 그 명단에 들어 있습니다. 발표 당시 집계한 이전 대상 인원은 전체 9,929명입니다. 국립국어원만 갑자기 청사를 옮기기로 한 일이 아니라, 여러 기관의 세종 이전 계획에 포함된 것입니다.
이번 계획에서 기관들은 두 갈래로 나뉩니다. 27개 기관은 세종의 민간 건물을 빌려 2027년 중 먼저 옮기고, 별도 청사가 필요한 17개 기관은 건물을 지은 뒤 2031년까지 차례로 이전한다는 내용입니다. 국립국어원은 앞의 27개 기관에 포함됩니다. 그래서 ‘국립국어원 이전’ 소식을 읽을 때는 전체 계획의 마지막 해인 2031년을 국어원의 이사 예정 연도로 받아들이지 않아야 합니다.
행정안전부 발표에 따르면 2027년 상반기에는 6개 기관의 이전을 우선 추진하고, 하반기에는 국립국어원 같은 소속기관과 여러 위원회 등 19개 기관의 이전을 추진합니다. 다만 국립국어원의 정확한 이사 날짜와 세종의 새 청사 주소는 이번 발표만으로 확정해 적을 수 없습니다. 정부는 관계기관 협의와 공청회 등 절차를 거쳐 이전계획을 변경·고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 국립국어원은 어디에 있나요?
2026년 10월 현재 국립국어원이 안내하는 주소는 서울특별시 강서구 금낭화로 154입니다. 방화동 청사이지요. 세종 이전 계획이 발표됐다고 해서 곧바로 방문할 주소가 바뀐 것은 아닙니다. 교육이나 행사 때문에 찾아갈 일이 있다면, 예약하거나 출발하기 전에 국립국어원의 ‘오시는 길’ 안내를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실제 이사 시점에는 주소뿐 아니라 행사 장소도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국립국어원은 이전에도 여러 번 자리를 옮겼습니다. 공식 연혁을 보면 1991년 국립국어연구원으로 문을 열 때는 서울 종로구 운니동에서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1992년에는 장충동으로, 1994년에는 덕수궁 석조전 서관으로 옮겼고, 2000년 8월 7일 지금의 방화동 청사로 이전했습니다. ‘국립국어원’이라는 이름으로 바뀐 날은 그보다 뒤인 2004년 11월 11일입니다. 옛 기록에 ‘국립국어연구원 청사 이전’이라고 쓰인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이 연혁을 빼놓으면 ‘국립국어원 이전’이라는 짧은 검색어가 엉뚱하게 읽힙니다. 2000년 방화동 이전을 찾는 사람도 있고, 이번 세종 이전 계획을 찾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날짜 하나만 붙여도 뜻이 선명해집니다. ‘2000년 방화동 청사 이전’과 ‘2027년 세종 이전 추진’은 서로 다른 일입니다.
청사가 옮겨지면 국어 상담도 달라질까요?
학생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청사 이전은 기관의 업무 장소를 옮기는 일입니다. 그것만으로 맞춤법이 바뀌거나 이미 공개된 사전 풀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국립국어원은 현재 온라인가나다, 가나다전화, 우리말365 등을 통해 국어 상담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번 행정안전부 발표에는 이전 과정에서 국민이 이용하는 행정서비스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기관별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그렇다고 세종 이전 뒤에도 상담 시간이나 운영 방식이 지금과 똑같을 것이라고 미리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 세부 사항은 국립국어원의 후속 안내가 나와야 알 수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맞춤법을 묻는 분은 상담 공지를, 청사를 방문해야 하는 분은 방문 주소와 행사 장소를 각각 확인하면 됩니다. 같은 ‘국립국어원 이용’이라도 필요한 정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교실에서는 기관 이름만 보고 모든 문장이 곧바로 규정이 된다고 생각하는 학생도 만납니다. 그런데 국립국어원의 상담 답변을 읽을 때도 질문에 적힌 문맥과 답변 날짜를 함께 봐야 합니다. 특히 표준어 인정이나 표기 기준이 바뀐 말을 확인한다면 현재 사전의 표제어와 규정까지 맞춰 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청사의 위치보다 우리말을 정확히 확인하는 방법이 독자에게는 더 오래 남는 정보입니다.
‘이전’이라는 말도 문맥을 보면 분명해집니다
‘국립국어원 이전’의 ‘이전’은 한자로 移轉입니다. 옮길 이(移), 구를 전(轉)을 써서 장소나 주소 등을 다른 데로 옮긴다는 뜻입니다. 반면 ‘이전 자료를 찾아봤다’의 ‘이전’은 以前입니다. 기준이 되는 때보다 앞을 가리키지요. 소리는 같지만 ‘세종으로 이전한다’와 ‘이전 발표를 확인한다’에서 가리키는 것이 다른 까닭입니다.
새 청사가 생긴다는 말과 기존 청사의 주소가 바뀐다는 말도 발표 단계에서는 조심해서 구별해야 합니다. 이번에 공개된 방식은 세종의 민간 건물을 빌려 먼저 옮기는 것입니다. 국립국어원의 구체적인 입주 건물은 아직 공식 안내로 확인해야 할 사항입니다. ‘세종 이전 대상에 포함됐다’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그 사실만으로 방문할 주소까지 만들어 낼 수는 없습니다.
말의 뜻을 알려면 그 말이 놓인 때와 문장을 함께 읽어야 합니다. 국립국어원의 옛 청사 기록과 새 이전 계획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서울 방화동에서 업무를 하고 있고, 정부는 2027년 세종 이전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두 시점을 나누어 읽으면 짧은 소식 안에서도 이미 일어난 일과 앞으로 진행될 일이 또렷하게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