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운뎃점 띄어쓰기, 점 앞뒤를 붙이는 이유는 뭘까요?

Last Updated :
가운뎃점 띄어쓰기, 점 앞뒤를 붙이는 이유는 뭘까요?

얼마 전 학생이 수행평가 원고를 내면서 ‘수정 · 보완’이라고 썼습니다. 뜻은 잘 통하는데, 점 양쪽에 빈칸을 둬야 하는지 자신이 없었다고 하더군요. 가운뎃점 띄어쓰기는 점 하나만 외우면 끝날 듯하지만, 실제로는 그 점으로 무엇을 묶으려는지까지 보면 훨씬 덜 헷갈립니다.

가운뎃점 앞뒤는 왜 붙여 쓸까요?

국립국어원의 한글 맞춤법 문장 부호 해설은 가운뎃점을 앞말과 뒷말에 붙여 쓴다고 밝힙니다. 따라서 ‘수정·보완’, ‘동해·서해·남해’처럼 적습니다. ‘수정 · 보완’이나 ‘수정· 보완’처럼 점 곁에 빈칸을 두지 않습니다.

그 까닭은 가운뎃점의 역할에 있습니다. 이 점은 관련된 말들을 가까이 묶어 보여 줍니다. ‘수정·보완’에서는 두 일을 한데 묶고, ‘동해·서해·남해’에서는 세 바다를 같은 묶음으로 제시하지요. 점 양쪽을 붙이면 독자도 그 관계를 한눈에 읽을 수 있습니다.

다만 ‘붙여 쓴다’는 말을 문장 전체에 적용하면 곤란합니다. ‘자료를 수정·보완하여 제출했다’에서 점 앞뒤는 붙지만, ‘자료를’과 ‘수정·보완하여’ 사이는 평소처럼 띄어 씁니다. ‘하천 수질의 조사·분석 결과’에서도 ‘조사·분석’은 붙이고, 뒤의 ‘결과’는 띄어 씁니다. 점이 두 말 사이의 표기를 정할 뿐, 주변 단어의 띄어쓰기까지 없애지는 않습니다.

쉼표로 바꾸면 띄어쓰기도 달라질까요?

수업 시간에 ‘머리·가슴·배’와 ‘머리, 가슴, 배’를 나란히 적어 보면 차이가 금세 보입니다. 앞쪽은 세 부분을 한 묶음으로 보여 주고, 뒤쪽은 하나씩 차례로 열거합니다. 국립국어원 해설에서도 짝을 이루는 어구를 묶어 나타낼 때 가운뎃점을 쓰는 것을 원칙으로 설명하면서, 뜻에 따라 쉼표를 쓰거나 부호 없이 적는 경우도 제시합니다.

쉼표로 바꾸면 점 주변의 띄어쓰기를 그대로 옮겨서는 안 됩니다. ‘수정·보완’은 점의 양쪽을 붙이지만, ‘수정, 보완’은 쉼표를 앞말에 붙이고 뒷말 앞을 띄웁니다. 쉼표도 점도 아무 자리에나 바꿔 끼우는 표시는 아닙니다. 여러 대상을 얼마나 가깝게 묶어 보여 줄지 먼저 생각해야 문장에 어울리는 부호를 고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민수·영희, 선미·준호’라고 쓰면 두 사람씩 짝을 지었다는 구분이 드러납니다. 네 이름을 모두 쉼표로만 나열하면 누가 누구와 짝인지 바로 읽기 어렵습니다. 가운뎃점은 이처럼 묶음 안의 관계를 보이는 데 쓰이고, 쉼표는 두 묶음 사이를 가르는 데 쓰입니다.

‘금·은·동메달’은 왜 한 덩어리처럼 쓸까요?

가운뎃점은 되풀이되는 말을 줄일 때도 유용합니다.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에는 ‘메달’이 세 번 나옵니다. 이를 ‘금·은·동메달’로 적으면 앞의 ‘금’과 ‘은’에도 뒤의 ‘메달’이 걸린다는 뜻이 됩니다. 점 양쪽을 붙이는 까닭이 여기서는 더 또렷합니다. 흩어진 세 목록이 아니라, 공통 성분을 가진 하나의 표현으로 읽게 하는 것이지요.

한글 맞춤법의 예에는 ‘상·중·하위권’과 ‘통권 제54·55·56호’도 있습니다. 전자는 ‘상위권, 중위권, 하위권’을, 후자는 ‘제54호, 제55호, 제56호’를 줄여 나타낸 형태입니다. ‘금 · 은 · 동메달’처럼 띄면 줄여 쓴 부분과 뒤의 공통 성분이 이어지는 모습이 흐려집니다.

이 자리에 쉼표가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문장 부호 규정은 ‘금, 은, 동메달’과 ‘상, 중, 하위권’도 허용합니다. 다만 쉼표를 선택했다면 쉼표 뒤를 띄어 쓰는 방식까지 함께 바뀝니다. 같은 내용을 적어도 어떤 부호를 골랐느냐에 따라 눈에 보이는 간격이 달라지는 셈입니다.

가운뎃점을 넣지 않아도 되는 말은 뭘까요?

‘선후배’를 ‘선·후배’로 적고 싶은 때가 있습니다. ‘선배와 후배’로 풀어 읽을 수 있으니 그럴듯하지요. 그런데 ‘선후배’는 이미 한 단어로 굳어진 말입니다. 국립국어원 해설은 ‘선후배’, ‘직간접’, ‘민형사’처럼 굳어진 말에는 가운뎃점이나 쉼표를 쓰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선후배 사이가 좋다’가 자연스러운 표기입니다.

결국 점을 찍을지 판단할 때는 먼저 그 표현이 이미 한 단어인지, 아니면 여러 말을 묶거나 공통 부분을 줄여 적은 것인지 살펴야 합니다. ‘조사·분석’처럼 두 일을 묶어 보일 수도 있고, ‘금·은·동메달’처럼 되풀이되는 뒷말을 아낄 수도 있습니다. 반면 굳어진 단어에 점을 끼워 넣으면 오히려 익숙한 말의 모양을 흐트러뜨립니다.

가운뎃점 띄어쓰기를 학생들에게 설명할 때 저는 점 양쪽에 빈칸이 없다는 사실보다, 무엇이 한 묶음으로 읽히는지를 먼저 묻습니다. ‘민수·영희’의 짝도, ‘금·은·동메달’의 공통된 ‘메달’도 눈에 들어온 뒤에는 점을 붙여 쓰는 모양이 외울 규칙이 아니라 뜻을 드러내는 방법으로 남습니다.

가운뎃점 띄어쓰기, 점 앞뒤를 붙이는 이유는 뭘까요? - 요약
가운뎃점 띄어쓰기, 점 앞뒤를 붙이는 이유는 뭘까요? | 어휘마스터 : https://word.or.kr/1046
어휘마스터 © word.or.kr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