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사투리 테스트 몇 개나 맞힐 수 있나요?

수업 시간에 ‘해유’를 읽어 주면 학생들이 먼저 웃습니다. 그러다 ‘해요’와 나란히 적어 놓으면 금세 고개를 끄덕이지요. 충청도 말은 처음 듣는 낱말도 있지만, 익숙한 말의 소리가 조금 달라진 경우도 많습니다. 충청도 사투리 테스트를 풀 때 그 차이를 찾아보면 답이 오래 남습니다.
충청도 말은 왜 다르게 들릴까요?
충청도 방언에는 오랫동안 지역에서 쓰이며 굳어진 말소리와 어미가 남아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이 소개한 충청 방언 연구에는 ‘어디’를 ‘워디’로, ‘해요’를 ‘해유’로 말하는 사례가 나옵니다. ‘워디’는 첫머리에 ‘우’와 비슷한 소리가 더해진 형태이고, ‘해유’에는 ‘요’가 ‘유’로 실현되는 특징이 드러납니다. 한 글자씩 외우는 것보다 소리가 움직인 자리를 보는 편이 쉽습니다.
다만 충청도 전체가 똑같이 말하지는 않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충청 지역이 여러 도와 맞닿아 있어 이웃 지역과 특징을 공유하기도 한다고 설명합니다. 같은 충북 안에서도 지역에 따라 ‘워디’와 ‘어디’의 쓰임이 갈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아래 문제는 충청 지역에서 확인되는 표현을 읽는 연습이지, 어느 고장 출신인지를 판정하는 시험은 아닙니다.
문장 속 뜻을 골라 보세요
답을 바로 읽기 전에 표준어로 바꾸어 말해 보세요. 낱말만 떼어 놓으면 낯설어도 문장 안에 넣으면 뜻이 보일 때가 있습니다.
1. “워디 가유?”
- ① 어디 가요?
- ② 언제 가요?
- ③ 왜 가요?
2. “월매 주면 되유?”
- ① 얼마나 오래 기다리면 되나요?
- ② 얼마를 주면 되나요?
- ③ 몇 개를 주면 되나요?
3. “깨구락지가 운다.”
- ① 개구리가 운다.
- ② 귀뚜라미가 운다.
- ③ 까마귀가 운다.
4. “먼저 가겄어유.”
- ① 먼저 갔어요.
- ② 먼저 가겠어요.
- ③ 먼저 가지 않겠어요.
5. “이건 아버지헌티 드려유.”
- ① 아버지한테 드려요.
- ② 아버지 대신 드려요.
- ③ 아버지 것도 드려요.
6. “어제부터 내둥 기다렸어.”
- ① 잠깐 기다렸어.
- ② 여태까지 기다렸어.
- ③ 내일도 기다릴 거야.
답보다 소리와 쓰임을 기억하면
1번은 ①입니다. ‘워디’는 ‘어디’에 해당합니다. 국립국어원이 소개한 연구에는 ‘어떻게→워치게’, ‘어째서→워째서’처럼 비슷한 소리 변화도 실려 있습니다. ‘워디’를 만났을 때 맨 앞의 ‘워’를 눈여겨보면 뜻을 짐작할 실마리가 생깁니다. 끝의 ‘유’는 이 문장에서 공손하게 묻는 말투를 만듭니다.
2번은 ②입니다. ‘월매’는 ‘얼마’에 해당합니다. 1번의 ‘워디’와 나란히 놓으면 앞부분의 소리가 달라진 모습이 보이지요. 다만 ‘워디’와 ‘월매’가 모든 충청 지역에서 똑같이 쓰인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방언은 행정 구역의 선을 따라 딱 끊기지 않습니다.
3번은 ①입니다. ‘깨구락지’는 개구리를 가리키는 말로 국립국어원 자료에도 충청 지역의 사례로 제시됩니다. ‘개구리’의 첫소리가 된소리처럼 들리는 데다 뒤쪽의 모양도 달라져, 처음 보면 전혀 다른 동물 이름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뜻을 억지로 글자마다 나누기보다 ‘개구리’와 대응하는 지역어로 익히는 편이 정확합니다.
4번은 ②입니다. ‘가겄어유’에는 표준어 ‘가겠어요’와 견줄 만한 두 부분이 있습니다. ‘겄’은 앞으로 할 일을 말할 때 쓰이는 형태이고, 끝의 ‘유’는 공손한 말투를 나타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도 충청도 방언의 ‘-겄-’과 ‘-유’를 기록합니다. ‘갔어요’처럼 이미 끝난 일을 말하는 ①과 구별하는 단서는 가운데 있는 ‘겄’입니다.
5번은 ①입니다. ‘헌티’는 ‘한테’에 해당합니다. 이 문장에서는 물건을 받는 사람을 가리키지요. ‘아버지헌티’까지 읽고 멈추면 조금 낯설어도, 뒤의 ‘드려유’와 이어 읽으면 누구에게 드리는지 자연스럽게 보입니다. 말의 뜻은 앞뒤 관계 속에서 또렷해집니다.
6번은 ②입니다. ‘내둥’은 ‘여태까지’에 해당하는 충청 지역의 표현으로 연구 자료에 실려 있습니다. ‘어제부터’와 함께 놓였으니, 어제 시작한 기다림이 계속되었다는 뜻이 됩니다. 낯선 낱말 앞에서 문장을 끝까지 읽어야 하는 이유가 이런 데 있습니다.
몇 개를 맞혔는지보다 남는 것
여섯 문제를 모두 맞히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워디·월매’에서는 첫소리를, ‘가겄어유’에서는 시간과 말투를, ‘내둥’에서는 문장 속 단서를 읽었다면 다음에 만나는 지역어도 덜 낯설 겁니다. 방언을 표준어의 어긋난 형태로만 보면 이런 실마리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실제로 누군가 ‘워디 가유?’ 하고 물을 때는 글자로 옮긴 모양만큼이나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관계도 중요합니다. 지역과 세대에 따라 쓰는 표현도 달라지고요. 저는 사투리 테스트가 몇 점짜리 성적표보다, 익숙한 우리말이 여러 모습으로 살아 있다는 사실을 듣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