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임말 반대는 반말일까요, 낮춤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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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임말 반대는 반말일까요, 낮춤말일까요?

얼마 전 수업에서 한 학생이 ‘높임말 반대는 반말이죠?’라고 물었습니다. 옆자리 학생은 ‘낮춤말 아닌가요?’ 하고 고개를 갸웃했지요. 둘 다 그럴듯합니다. 그런데 두 학생은 서로 다른 장면을 떠올리고 있었습니다. 한 학생은 친구에게 말하는 방식을, 다른 학생은 사람을 가리키는 낱말을 생각한 겁니다.

우리말의 높임은 한 단어만 바꾼다고 끝나지 않습니다. 누구를 가리키는지, 누구에게 말하는지에 따라 낱말도 달라지고 문장 끝도 달라집니다. 그래서 ‘높임말 반대’에 답하려면 먼저 그 말이 놓인 자리를 봐야 합니다.

낱말을 묻는다면 낮춤말과 예사말을 구별합니다

사람이나 사물을 높여 이르는 낱말과 견주어 볼 때는 ‘낮춤말’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다만 높이지 않는 말이 전부 낮춤말인 것은 아닙니다. 높이지도 낮추지도 않는 보통 말은 ‘예사말’이라고 합니다.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도 예사말을 이런 뜻으로 풀이합니다.

사전에서 ‘어머니’를 찾아보면 이 차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어머님’은 높임말로, ‘어미’는 낮춤말로 제시됩니다. 세 낱말은 가리키는 대상이 비슷해도 대하는 태도가 같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머님’을 쓰지 않았다고 해서 곧바로 누군가를 낮춘 셈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머니’처럼 그 사이에 놓이는 표현도 있지요.

낮춤말에는 또 다른 쓰임이 있습니다. 상대를 높이려고 말하는 사람 자신을 낮추는 경우입니다. ‘나’ 대신 ‘저’를 쓰는 것이 익숙한 예입니다. ‘저는 먼저 가겠습니다’라고 말한 사람은 자신을 깎아내리려는 게 아닙니다. 듣는 사람을 예우하는 관계를 말에 담은 것이지요. ‘낮춘다’는 글자만 보고 무례한 표현이라고 받아들이면 이 쓰임을 놓치기 쉽습니다.

말투를 묻는다면 반말과 존댓말이 나옵니다

이번에는 낱말 하나가 아니라 문장 전체를 들어 봅시다. ‘지금 가요’와 ‘지금 가’는 전하려는 내용이 같습니다. 차이는 끝맺는 방식에 있습니다. 앞 문장은 듣는 사람을 높여 말하고, 뒤 문장은 가까운 사이에서 쓸 수 있는 말투입니다. 일상에서 존댓말의 반대편을 묻는다면 ‘반말’이라고 답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반말’의 ‘반’은 한자 ‘半’입니다. 이름에 들어 있는 ‘절반’이라는 뜻만으로 지금의 쓰임을 다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국립국어원은 반말을 친밀한 사이에서 높이지도 낮추지도 않으며 쓰는 말과, 손아랫사람에게 하듯 낮추어 하는 말로 풀이합니다. 반말이라고 해서 언제나 상대를 업신여기는 말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오래 알고 지낸 친구 둘이 서로 ‘밥 먹었어?’라고 묻는 장면을 떠올리면 자연스럽습니다.

반대로 처음 만난 사람에게 허락 없이 같은 말을 하면 불편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문장 자체에 무례함이 새겨져 있어서라기보다 두 사람의 관계와 상황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에게도 반말의 옳고 그름을 말하기 전에 ‘누가 누구에게 하는 말인가’를 먼저 묻습니다.

누구를 높이는지 보면 헷갈림이 줄어듭니다

‘할머니께서 오셨어’라는 문장을 보면 말투와 높임을 한꺼번에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할머니께서’와 ‘오셨어’에는 할머니를 높이는 표현이 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문장 끝의 ‘-어’는 듣는 사람을 높이는 ‘-어요’와 다릅니다. 할머니를 높여 말하면서도 친한 친구에게는 반말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겁니다.

‘할머니께서 오셨어요’로 바꾸면 달라지는 곳이 보입니다. 할머니를 높이는 표현은 그대로이고, 문장 끝에 듣는 사람을 높이는 ‘-요’가 붙었습니다. 국립국어원은 문장의 주체를 높이는 일과 듣는 상대를 높이는 일을 구분해 설명합니다. 이 구분을 알면 ‘-시-가 있으니 무조건 존댓말’이라는 판단도 피할 수 있습니다.

비슷하게 ‘선생님을 뵈었어’라고 하면 ‘뵈다’로 선생님을 높이지만, 듣는 사람에게 쓰는 말투는 반말입니다. ‘선생님을 뵈었어요’라고 해야 듣는 사람에게도 높이는 말투가 됩니다. 한 문장 안에서 높이는 대상이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문제에 나온 높임말은 이렇게 읽습니다

문제에서 ‘높임말 반대’를 묻는다면 바로 한 단어를 적기보다 예시부터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어머님, 어머니, 어미’처럼 사람을 가리키는 낱말이 놓여 있나요? 그렇다면 높임말·예사말·낮춤말의 차이를 묻는 것입니다. ‘가요, 가’처럼 문장 끝이 달라지나요? 그렇다면 듣는 사람에게 쓰는 존댓말과 반말의 차이를 묻는 것이겠지요.

실제 대화에서는 두 갈래가 자주 섞입니다. ‘할머니께서 주무셔’라고 친구에게 말할 수도 있고, ‘할머니께서 주무세요’라고 선생님께 말할 수도 있습니다. 두 문장 모두 할머니를 높입니다. 듣는 사람을 대하는 방식만 달라졌습니다. 낱말과 말끝을 따로 읽으면, 높임 표현 하나를 찾고서 문장 전체를 존댓말이라고 부르는 실수도 줄어듭니다.

저는 학생이 ‘반말인가요, 낮춤말인가요?’라고 다시 물을 때 반갑습니다. 그 질문에는 말의 모양뿐 아니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읽으려는 눈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높임말의 반대가 무엇인지는 사전의 한 칸만 보고 외우기보다, 그 말을 누구에게 왜 했는지 떠올릴 때 오래 남습니다.

높임말 반대는 반말일까요, 낮춤말일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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