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어사전에 실린 말은 모두 맞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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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어사전에 실린 말은 모두 맞을까요?

얼마 전 학생이 사전 화면을 보여 주며 물었다. ‘틀리다’가 사전에 있는데 왜 ‘우리 생각은 틀려요’라고 쓰면 고치느냐는 것이었다. 그 질문이 반가웠다. 사전을 찾아본 뒤에는 검색 결과에 단어가 있다는 사실뿐 아니라, 그 단어의 어느 뜻이 인정되는지도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검색창에 뜬다는 것과 표준어라는 것은 다릅니다

흔히 ‘표준어사전’이라고 부르는 사전의 정식 이름은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이다. 표준어의 표기와 뜻, 쓰임을 확인할 때 기준으로 삼을 만하다. 다만 여기에 실린 낱말이 전부 표준어인 것은 아니다. 사전에는 잘못 쓰기 쉬운 형태나 방언, 옛말도 설명을 위해 올라 있다.

그래서 표제어 아래의 작은 글씨가 중요하다. ‘○○의 잘못’이라는 설명이나 ‘→’ 표시가 보이면, 검색한 형태를 그대로 써도 좋다는 뜻이 아니다. 화살표가 가리키는 말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국립국어원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이런 표시와 방언·옛말 등의 구분을 함께 읽도록 안내한다. 검색 결과 한 줄보다 뜻풀이 한 줄이 더 많은 것을 알려 주는 셈이다.

앞서 학생이 물은 ‘틀리다’가 좋은 사례다. ‘답이 틀리다’처럼 옳고 그름을 말할 때는 자연스럽다. 하지만 서로 생각이 같지 않다는 뜻이라면 ‘생각이 다르다’가 알맞다. 사전에서 ‘틀리다’를 찾았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문장에서 ‘다르다’ 대신 쓸 수는 없다. 같은 낱말도 어떤 뜻으로 썼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다.

‘며칠’을 외우기 어려운 까닭

교실에서 날짜를 적게 하면 ‘몇 일’이라는 답이 자주 나온다. ‘몇 월’이라고 쓰니까 ‘몇 일’도 그럴듯해 보인다. 그런데 날짜를 물을 때도, 지나간 날수를 말할 때도 표준 표기는 ‘며칠’이다. ‘시험이 몇 월 며칠이지?’와 ‘며칠 쉬었다’에 같은 낱말이 들어간다.

여기에는 소리와 말의 역사가 함께 얽혀 있다. 국립국어원은 ‘며칠’의 어원이 분명하지 않아 원형을 밝혀 적지 않는 한글 맞춤법 제27항에 따라 적는다고 설명한다. 과거의 형태인 ‘며츨’이 오늘날의 ‘며칠’로 이어졌다는 설명도 있다. 지금 눈에 보이는 ‘몇’과 ‘일’을 떼어 붙인 말로만 생각하면 실제로 굳어진 형태를 놓치기 쉽다.

학생에게는 ‘몇 월’과 ‘며칠’을 한 문장에 넣어 보게 한다. ‘몇 월 며칠에 만나?’ 두 형태가 나란히 있으니 차이가 눈에 들어온다. 규칙 한 줄을 반복해 외우는 것보다, 왜 ‘몇 일’로 쪼개지 않는지 이해했을 때 오래 기억하곤 한다. 사전의 표제어를 확인한 뒤 맞춤법 설명까지 읽는 이유다.

한때 틀렸던 ‘짜장면’은 왜 달라졌을까요?

‘짜장면’ 이야기를 꺼내면 어른들은 대개 옛날에 ‘자장면’만 맞다고 배웠다고 한다. 그 기억은 틀리지 않았다. 이전에는 ‘자장면’만 표준어였지만, 실제 언어생활에서 ‘짜장면’이 널리 쓰이면서 2011년 8월 31일 두 형태가 함께 인정됐다. 지금은 어느 쪽으로 적어도 된다.

이 사례는 사전을 볼 때 확인 날짜도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 준다. 오래된 학습지에서 ‘짜장면’을 무조건 잘못된 표기라고 했다면, 그 자료가 만들어진 때에는 맞는 설명이었을 수 있다. 현재의 글을 고칠 때는 현재의 기준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말이 쓰이는 현실을 살피며 표준어의 범위가 달라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많이 쓴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표현이 곧바로 표준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신조어 역시 실제 쓰임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다만 학교 안내문처럼 표준적인 표현이 필요한 글이라면 그 말의 등재 여부와 뜻, 사용 범위를 따져야 한다. ‘짜장면’의 변화는 말의 사용과 규범이 만나는 데 시간과 검토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보여 준다.

사전 두 권을 함께 읽는 방법

새로 들은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지 못했다고 해서 곧장 ‘없는 말’이라고 단정하지는 않는다. 국립국어원의 ‘우리말샘’에는 표준어뿐 아니라 신어, 방언, 전문 용어처럼 생활 속에서 쓰이는 말도 폭넓게 담긴다. 두 사전은 서로 다른 물음에 답한다. 표준적인 표기와 용법이 궁금할 때는 표준국어대사전을, 처음 만난 말이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 궁금할 때는 우리말샘을 함께 본다.

나는 학생들에게 낯선 말을 찾으면 세 가지를 읽어 보라고 한다. 먼저 표제어의 철자를 보고, 다음으로 자신이 쓴 문장에 맞는 뜻을 고른다. ‘○○의 잘못’이나 화살표, 방언 같은 표시가 있는지 확인한다. ‘틀리다’는 뜻을 살펴야 했고, ‘며칠’은 굳어진 형태를 확인해야 했으며, ‘짜장면’은 달라진 기준을 알아야 했다. 세 단어를 모두 같은 방식으로 외울 수 없는 까닭이다.

사전은 빨간 펜처럼 맞고 틀림만 찍어 주는 책이 아니다. 한 말이 어떤 뜻으로 쓰이고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왔는지 들려준다. 그 이야기를 읽기 시작하면 헷갈리는 표기도 조금씩 납득할 수 있다.

표준어사전에 실린 말은 모두 맞을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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