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는 맞춤법 100개, 왜 자꾸 틀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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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리는 맞춤법 100개, 왜 자꾸 틀릴까요?

얼마 전 수업 시간에 학생이 칠판에 “어의없다”라고 썼습니다. 교실이 잠깐 웃음바다가 됐지요. 그런데 저는 그때 바로 고쳐 주기보다 먼저 물었습니다. “어의가 없으면 왕의 의사가 없다는 뜻이 되는데, 지금 말하려는 건 그게 아니지?” 아이가 웃더니 금방 “아, 어이없다”로 바꿔 적었습니다. 맞춤법은 이렇게 이유를 알면 오래 갑니다. 그냥 ‘외워라’로는 잘 남지 않습니다.

‘헷갈리는 맞춤법 100개’를 한 번에 다 외우려 하면 부담스럽습니다. 하지만 자주 틀리는 말은 몇 가지 원리로 묶입니다. 소리가 비슷해서 헷갈리는 말, 뜻을 잘못 짚어 틀리는 말, 줄임말 때문에 흔들리는 말, 표준어가 바뀐 말이 섞여 있습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과 한글 맞춤법의 기준도 결국 이 원리를 바탕으로 움직입니다.

소리만 믿으면 틀리는 말

우리말은 소리와 표기가 늘 일치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귀에 들리는 대로 쓰면 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안 돼”입니다. “돼”는 “되어”가 줄어든 말입니다. 문장에 “되어”를 넣어 자연스러우면 “돼”가 맞고, 그렇지 않으면 “되”를 씁니다. “그건 안 되어”가 되니 “안 돼”가 맞습니다.

  • 안되요 → 안 돼요
  • 됬다 → 됐다
  • 되었다 → 됐다
  • 안됀다 → 안 된다
  • 되나요 → 되나요

“몇일”도 자주 나옵니다. 소리로는 [며칠]처럼 들리니 ‘몇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표준어는 “며칠”입니다. ‘몇’과 ‘일’이 만나 만들어진 말처럼 보이지만, 현대 표준어에서는 한 단어로 굳었습니다. 그래서 “몇 월 며칠”이라고 써야 자연스럽습니다.

  • 몇일 → 며칠
  • 몇 월 몇 일 → 몇 월 며칠
  • 몇일째 → 며칠째
  • 몇일간 → 며칠간
  • 몇일 전 → 며칠 전

뜻을 알면 안 틀리는 맞춤법

“어이없다”는 ‘기가 막히다’에 가까운 말입니다. ‘어의’는 임금의 병을 보던 의원을 뜻하니 전혀 다른 단어입니다. “왠지”와 “웬”도 뜻으로 나누면 쉽습니다. “왠지”는 “왜인지”가 줄어든 말이고, “웬”은 ‘어찌 된’ 정도의 뜻을 가진 관형사입니다. 그래서 “왠지 기분이 좋다”, “웬 사람이 찾아왔다”가 맞습니다.

  • 어의없다 → 어이없다
  • 왠만하면 → 웬만하면
  • 왠일 → 웬일
  • 웬지 → 왠지
  • 왠 사람 → 웬 사람

“낫다, 낳다, 낮다”도 수업에서 늘 나오는 삼총사입니다. 병이 좋아지면 “낫다”, 아이를 출산하면 “낳다”, 높이가 아래쪽이면 “낮다”입니다. “감기가 낳았다”라고 쓰면 감기가 아이를 낳은 이상한 문장이 됩니다. 웃기지만 실제 시험 답안과 생활 글에서 꽤 자주 보입니다.

  • 감기가 낳다 → 감기가 낫다
  • 애를 낫다 → 애를 낳다
  • 점수가 낳다 → 점수가 낮다
  • 이게 더 낳다 → 이게 더 낫다
  • 키가 낳다 → 키가 낮다

띄어쓰기와 조사에서 흔들리는 말

맞춤법 100개를 모아 보면 사실 절반 가까이는 띄어쓰기에서 나옵니다. 특히 “것, 수, 바, 만큼, 뿐”이 어렵습니다. 의존 명사는 앞말과 띄어 씁니다. 그래서 “할 수 있다”, “먹을 만큼 먹었다”, “아는 바가 없다”처럼 적습니다. 반대로 조사는 앞말에 붙습니다. “나뿐이다”의 “뿐”은 조사로 쓰였으니 붙입니다.

  • 할수있다 → 할 수 있다
  • 먹을만큼 → 먹을 만큼
  • 너 뿐이다 → 너뿐이다
  • 그럴 뿐이다 → 그럴 뿐이다
  • 아는바 없다 → 아는 바 없다

“안”과 “않”도 기능을 보면 간단합니다. “안”은 ‘아니’가 줄어든 부사이고, “않”은 ‘아니하다’의 일부입니다. “안 먹다”는 “아니 먹다”로 바꾸면 되고, “먹지 않다”는 “먹지 아니하다”로 풀 수 있습니다. 문장 속에서 자리를 바꿔 보면 금방 드러납니다.

  • 안한다 → 안 한다
  • 않 먹다 → 안 먹다
  • 안 좋다 → 안 좋다
  • 하지 안다 → 하지 않다
  • 가지 안았다 → 가지 않았다

자주 틀리는 표현 100개를 묶어 보기

아래 표현들은 블로그 댓글, 학생 글, 생활 안내문에서 정말 자주 만나는 것들입니다. 모두 길게 설명하면 책 한 권이 되니, 여기서는 바른 표기를 먼저 눈에 익혀 두면 좋습니다. 다만 표기만 보지 말고 ‘왜 그런가’를 한 번씩 떠올리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 설겆이 → 설거지
  • 구지 → 굳이
  • 금새 → 금세
  • 요세 → 요새
  • 뵈요 → 봬요
  • 뵙겠습니다 → 뵙겠습니다
  • 바램 → 바람
  • 바래다 → 바라다
  • 희안하다 → 희한하다
  • 희안한 → 희한한
  • 문안하다 → 무난하다
  • 무었 → 무엇
  • 어떻해 → 어떡해
  • 어떻게 해 → 어떻게 해
  • 일일히 → 일일이
  • 틈틈히 → 틈틈이
  • 곰곰히 → 곰곰이
  • 깨끗히 → 깨끗이
  • 솔직히 → 솔직히
  • 정확히 → 정확히
  • 오랫만에 → 오랜만에
  • 오랜동안 → 오랫동안
  • 오랫동안만 → 오랫동안만
  • 역활 → 역할
  • 역활극 → 역할극
  • 왠만하다 → 웬만하다
  • 웬만하면 → 웬만하면
  • 않되다 → 안 되다
  • 안되다 → 안되다
  • 안 되다 → 안 되다
  • 할께 → 할게
  • 갈께 → 갈게
  • 줄께 → 줄게
  • 먹을께 → 먹을게
  • 있음으로 → 있으므로
  • 함으로써 → 함으로써
  • 하므로써 → 함으로써
  • 인해 → 인하여
  • 인한 → 인한
  • 로서 → 로서
  • 로써 → 로써
  • 학생으로서 → 학생으로서
  • 말로써 → 말로써
  • 다르다 → 다르다
  • 틀리다 → 틀리다
  • 의견이 다르다 → 의견이 다르다
  • 답이 틀리다 → 답이 틀리다
  • 부딪치다 → 부딪치다
  • 부딪히다 → 부딪히다
  • 맞추다 → 맞추다
  • 맞히다 → 맞히다
  • 문제를 맞히다 → 문제를 맞히다
  • 답을 맞추다 → 답을 맞추다
  • 가르치다 → 가르치다
  • 가리키다 → 가리키다
  • 가르켜 → 가르쳐
  • 가리켜 → 가리켜
  • 메다 → 메다
  • 매다 → 매다
  • 가방을 메다 → 가방을 메다
  • 넥타이를 매다 → 넥타이를 매다
  • 들르다 → 들르다
  • 들리다 → 들리다
  • 잠깐 들르다 → 잠깐 들르다
  • 소리가 들리다 → 소리가 들리다
  • 늘이다 → 늘이다
  • 늘리다 → 늘리다
  • 고무줄을 늘이다 → 고무줄을 늘이다
  • 인원을 늘리다 → 인원을 늘리다
  • 벌이다 → 벌이다
  • 벌리다 → 벌리다
  • 일을 벌이다 → 일을 벌이다
  • 입을 벌리다 → 입을 벌리다
  • 잊다 → 잊다
  • 잃다 → 잃다
  • 기억을 잊다 → 기억을 잊다
  • 물건을 잃다 → 물건을 잃다
  • 던지 → 던지
  • 든지 → 든지
  • 얼마나 춥던지 → 얼마나 춥던지
  • 사과든지 배든지 → 사과든지 배든지
  • 데 → 데
  • 대 → 대
  • 그런데 → 그런데
  • 그렇대 → 그렇대
  • 않다 → 않다
  • 안다 → 안다
  • 반드시 → 반드시
  • 반듯이 → 반듯이
  • 작다 → 작다
  • 적다 → 적다
  • 양이 적다 → 양이 적다
  • 키가 작다 → 키가 작다
  • 맞춤법 → 맞춤법
  • 맞춤뻡 → 맞춤법
  • 받아쓰기 → 받아쓰기
  • 받아적기 → 받아 적기

표준어도 시간이 지나며 움직입니다

표준어는 돌에 새긴 법처럼 영원히 고정된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널리 쓰고, 발음과 의미가 안정되면 기준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짜장면”보다 “자장면”을 표준으로 보던 시기가 있었지만, 2011년에 “짜장면”도 표준어로 인정되었습니다. “먹거리”도 한때는 “먹을거리”가 더 규범적인 표현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표준어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래서 맞춤법을 배울 때는 “예전에는 틀렸는데 지금은 맞는 말”도 따로 보아야 합니다. 다만 모든 유행어가 곧 표준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신조어는 살아 있는 말의 움직임이고, 표준어는 그중 오래 살아남아 널리 통하는 표현을 고르는 기준에 가깝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신조어를 무조건 금지하지 않습니다. 대신 공식 글, 시험 답안, 자기소개서, 보고서에서는 통용되는 표준 표기를 쓰라고 말합니다.

100개를 외우기보다 갈래를 잡아야 합니다

헷갈리는 맞춤법 100개를 하루에 다 외워도 일주일 뒤에는 꽤 많이 흘러나갑니다. 하지만 “돼는 되어의 준말”, “왠지는 왜인지의 준말”, “의존 명사는 띄어 쓴다”, “뜻이 다르면 표기도 달라진다” 같은 기준을 붙잡으면 새 표현을 만나도 스스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문해력과도 이어집니다. 표기를 정확히 안다는 건 단순히 글자를 맞힌다는 뜻이 아니라, 말의 구조와 의미를 읽는 힘이 생긴다는 뜻입니다.

저는 맞춤법을 혼내는 도구로 쓰는 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누군가 “어의없다”라고 썼을 때 바로 비웃기보다, 왜 “어이없다”인지 알려 주면 됩니다. 말은 사람을 가르는 선이 아니라 서로 더 정확히 닿기 위한 약속에 가깝습니다. 그 약속의 이유를 하나씩 알게 되면, 맞춤법은 생각보다 덜 딱딱하고 꽤 재미있는 공부가 됩니다.

헷갈리는 맞춤법 100개, 왜 자꾸 틀릴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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